D 2016. 2. 21. 23:23

Talon




<드림 전력 60분> 당신의 수호천사



아흔 한번째 주제, 하고 싶은 말

 

 

 

※ 리그 오브 레전드의 탈론으로 참가하였습니다.

※ 저번 전력(http://dreamtea.tistory.com/25) 과 이어집니다.








가지 마세요….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지.


저, 전… 당신의 소환사….


하. 본래 암살자랑은 거리가 멀던 반푼이 소환사가 말이지. 


…….


가겠다. 내겐 할 일이 있으니. 





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뒷모습.

당신이 떠나는 꿈을 꾸었다. 



눈을 떴더니 침대 위에 있었다. 꿈이라는 것을 알았는데도 그녀는 움직이지 못했다. 안도의 한숨조차 쉬지 못했다. 울고 싶었다. 꿈 속의 그가 한 말엔 틀린 것이 하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언제고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은 그토록 명확한데도. 어느 날 훌쩍 그가 가버린다 해도 그녀는 그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입술을 깨물었다. 그 꿈에서 가장 괴로웠던 것은 그가 떠나는 것보다는 떠나는 그를 향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한심함이었다. 


그 날, 그와 리그의 심판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날 이후로 그녀는 그를 피하고 있었다. 이유를 대자면 여럿 있었다. 그를 보기가 껄끄러워서. 죄책감이 들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서. 그리고…. 그가 자신을 싫어하게 되었을까봐. 결국 모두 변명이었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그녀 본인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그를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사실은 말이에요.






리그는 오늘도 평온했다. 두어 경기를 뛴 후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돌린 경기에서 남은 자리는 흔치 않게도 중단 라인이었다. 잠시 멈짓하다가 그녀는 챔피언의 이름을 불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야, 소환사!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보랏빛 마법사를 보며 그녀도 웃음을 지었다.



오늘 울적해보였어. 눈 감으면 훨씬 더 잘 보인다구.


네?


소환사, 유쾌하게!


네, 네에?



그녀와 룰루는 나름대로 활기 넘치게 경기를 누볐다. 그리고 넥서스를 깨트리기 일보 직전, 수정구슬에서 손을 떼려고 하는 순간에 룰루는, 어쩌면 언제나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던졌다. 당연하지만 리그 바깥에 있는 소환사는 경기 내용이나 챔피언의 능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 대신에 엉겁결에 그녀는 아무렇게나 보이는 적 챔피언에게 스킬을 걸었다. 상대가 까만 고양이로 변하는 것을 보며 문득, 정말 문득. 그녀는 왜 갑자기 이 귀여운 요들 아가씨를 소환하고 싶었는지 알 것도 같았다. 아니야, 그게 아니라구! 우후후, 에헤헤! 경기는 룰루의 웃는 소리와 함께 끝났다.


소환사, 다음에 볼 때 컵케이크 사줘야 돼? 물론이에요. 보라색 컵케이크로 가져갈게요! 와아아! 정신 감응 상태에서 많은 말은 필요 없었다. 다음 번 바깥에서 그녀를 볼 때 룰루는 늘 그랬듯 그녀에게 달려와 안길 것이다. 정말 사랑스러운 챔피언님. 





그녀는 수정구슬을 손에서 떼는 대신에 다시 소중히 품에 안았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그녀의 계획도 바뀌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모든 다른 잡념 대신에 한 가지 말만이 남았다. 그렇게 또 다른 경기가 시작되었다. 다행히도 그녀가 첫 번째 소환사였다. 시덥잖은 금지 챔피언 목록 순서가 지나고, 하아. 일단 크게 심호흡을 한 번.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퍽 오래 된 것만 같은 이름을 불렀다. 탈론 님. 그날 이후로는 첫 소환이었으니 꽤 오랜만인 것은 맞았다.



오랜만이에요.


…정말 오랜만이군, 소환사.


저, 염치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말해 봐.


…그, 그…. 바쁘세요…? 별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요. …보고 싶어요. 


……늘 보던 곳에서 보지. 오늘 밤?


아, 네! 그 때 봬요! 겨, 경기 파이팅이에요!



정말로, 많은 말은 필요 없었다그녀는 제가 로브를 쓰고 있음에 감사했다. 이 부끄러운 감정이 부디 그에게 넘어가지 않았으면, 그녀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쿵쾅쿵쾅 뛰던 가슴이 가라앉았다. 그러자 또 다른 감정이 물밀듯 밀려들었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졌다. 그는 웃고 있었던 것 같다.








-



탈론님! 보고 싶어요!


탈론 드림인데 늘 다른 챔피언이 등장하네요. 사실 소환사 역하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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