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2015. 5. 3. 23:24

Trafalgar Law

 

 

 

 

 

 

<드림 전력 60분> 당신의 수호천사

 

 

다섯번째 주제, 악몽

 

 

 

※ 원피스의 트라팔가 로우로 참가하였습니다.

※ 약스포주의

 

 

 

 

 

 

 

 

 

그들의 선장은 모두에게 무한한 선망과 존경과 신뢰의 대상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그가 단호히 자신은 개별행동을 하겠다 이야기했을 때도 그를 믿었다. 근 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했으며 그 다음 목표를 위해 곧 합류하게 될 것이다 했다마는 정확히는 기약이 없는 이별이었다. 그의 의지가 확고하였기에 그녀는 도움이 될 수 없다는 비참함을 가슴에 안고서도 그들 해적단이 선장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마지막 부분까지를 다듬었다. 왜 그들은 한 발자국 물러나 있어야 하는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마저 신뢰로 덮기로 하였다.

 

측량실의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무거웠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항해사는 소심하긴 하여도 조용하진 않은 생물이었다. 지도 제작이 막바지에 들어설수록 그것은 더 심해져 그가 마지막으로 펜을 놓고 발 도장을 찍었을 때 단 둘이 있던 측량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고생했어, 베포."

"…캡틴에게 도움이 되겠지?"

"응, 당연하지. 쉬어. 가져다 주는 건 내가 할게."

"응. 덥다…." 

 

 

조용히 갑판으로 나가는 그와 지도를 두어 번 번갈아 보고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선장은 원체 속내를 잘 들어내지 않는 사람이긴 하였다. 문득 가슴 한 구석에 타오른 불안함이 매섭게 머리를 헤집었다. 우리는 선장을 그 누구보다 신뢰하지만, 선장에게 우리는 어떤 존재였나? 처음 선장에게 모든 것을 걸겠다 다짐했을 때 자신이 신뢰에 대가를 바라는 욕심을 부리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는데.

 

 

 

"캡틴, 캡틴."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었다. 벌컥 열고 들어간 것은 일종의 오기였을 것이다.

 

그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펜이 들려 있었지만 미동은 없는 채. 그리고 고요한 숨소리. 요 며칠 무리하더니. 그녀는 조심히 문고리를 닫고 지도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모자 그림자에 가려 그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깨워야 하나, 약간의 고민을 했다. 그 잠깐의 시간에.

 

 

 

"…코라, 씨."

"……?"

"…윽, 큭…… 코라…."  

 

 

잠시간은 헛소리를 들은 줄만 알았다. 이 낯선 단어는 누구의 목소리인가. 그것은 선장에게서는 처음으로 들어 본 약한 목소리였다. 약간의 신음과 어떤 소리인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 울음과도 비슷한 소리가 섞여 목을 넘어 저 안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린 듯한 작은 비명과도 같은 잠꼬대. 계속해서 외치는 누군가의 이름.

 

 

"캡틴!"

 

 

본능적으로 깨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본능이 먼저 손을 움직였다. 그의 모자가 떨어지고 그가 일어나기 전까지 그의 얼굴의 감히 그녀가 건드릴 수조차 없을 정도의 무언가는, 아마도 그것은 절망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었다. 털어내듯 양 어깨를 흔들자마자 곧바로 그는 눈을 떴다.

 

 

"……뭐야."

 

 

조금은 잠겨 있는, 낮고 냉담한 목소리가 울렸다. 아까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꿰뚫릴 듯한 시선이 그녀에게 와 박혔지만 다행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겨우 이까짓 일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다행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성이 돌아왔다. 그녀는 조용히 손을 내렸다. 떨어진 모자도 주워 그에게 돌려주었다. 그는 말없이 모자를 썼다. 자신의 행동을 무어라 말해야 하는가,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그녀가 선 채로 굳어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사이에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좌우로 몇 번 고개를 꺾다가 책상 위에 놓인 새 지도를 들어올렸다.

 

 

 

"완성된 지도인가."

"…네."

"수고했어. 베포한테는… 아니다, 내가 직접 말하지." 

 "……."

 

 

 

또 다시 찾아온 침묵 사이로 문득 누구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은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가 아무것도 묻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말 해 주지 않은 것은.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는 법일진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듯 냉철한, 침착함을 잃지 않는 그들의 선장이라 하여 다를 리 없다. 그 또한 그녀와 같은 사람인 것을.

 

 

"…캡틴, 악몽이었어요?"

"……아아."

"…그런 데서 자니까 그렇지. 침대에서 편하게 자요. 얼마 안 남았는데, 피곤하면 안 되잖아요."

"알았다. 그럼 조금 쉴 테니까, 너도 가서 쉬어."

"네."

 

 

어설픈 미소가 섞인 표정으로 그녀는 돌아서서 문을 향해 걸어나갔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은 채로 결국 멈춰 서고 말았다.

 

 

"코라 씨, 라는 말을 들었어요." 

"……."

"…목표와 관련된 건가요?"

"…날카롭기는."

"캡틴."

 

 

 

그녀는 돌아서 다시 한 번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지 못한 말들이 섞여 어지러운 머리 속에서 정신을 가다듬었다. 뒤섞인 감정 속에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말들을 골라내었다. 눈빛은 여전히 흔들리고 손 끝에 머뭇거림이 묻어나왔지만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

 

 

"혼자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일인 거죠."

"……."

"캡틴을 믿어요. 다녀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모든 게 잘 될 거예요."

"…그래, 이건 시작에 지나지 않아. 아직 갈 길은 멀다. 그걸 위해서야."

"……."

"믿고 기다리기나 해."

"캡틴…."

 

 

 

그는 피식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작은 웃음이 무엇보다도 안심이 되었다. 까닭 모를 눈물에 눈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성급히 등을 돌려 방을 빠져나왔다.

 

 

 

 

 

 

 

-

 

 

날조는 좋아하지 않지만 꼭 쓰고 싶었습니다. 사실은 로우가 전부 제대로 설명해줬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2년 후 하트해적단 등장 좀 시켜주세요. 행방불명 된 써니호도..

 

 새 드림전력으로는 처음 써 보네요. 봐주시는 분들도, 참여해주시는 분들도 늘 감사합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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